Search
⌨️

손을 지켜내기 위한 키보드 환경 세팅

처음엔 손목이었습니다.
오른쪽 손날 쪽이 땡겨오기 시작했는데
그저 조금 신경쓰이는 정도에서 불편하다고 느끼게 되기까지 몇달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병원에서 염증 진단을 받고 약도 받고 주사도 맞았습니다.
그때부터 장비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손목을 지키기 시작하니 손가락 마디가 아파왔습니다.
손가락 마디의 통증이 익숙해질때쯤 팔 뒤꿈치가 아파왔습니다.
이후 주기적으로 어깨까지 아파옵니다.
다행히 수술까지 갈 정도의 심각한 상황은 피했습니다만,
자신의 젊은 손가락과 손목을 믿고
몸에 부담을 주는 환경을 그대로 유지하는 분들께 도움이 될까 싶어 이 글을 작성합니다.

가장 확실한 치료는 휴식입니다.

네 그냥 막 머리로 효율적인 코드를 짜고 최소 타이핑 횟수로 한번에 코드를 작성하거나,
일을 적게 하거나 안하면 자연스럽게 회복됩니다.
파스, 약, 주사 같은 치료는 물론, 지금부터 이야기할 팁이나 키보드 세팅들 보다 휴식이 가장 좋습니다.
적절한 휴식을 통해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도 능력입니다.

마우스 사용은 적게 할 수록 좋습니다.

마우스건 트랙패드건 되도록 적게 사용하는 방향으로 개선하는게 좋습니다.
마우스를 사용하면서 손에 가장 힘이 들어가는 동작이 있는데요.
바로 ‘드래그’ 죠. 그냥 일반적인 드래그 동작은 큰 무리가 안갈 수도 있지만
iOS 개발을 해오면서 스토리보드를 사용하니 정교한 드래그를 요하는 작업들이 많았습니다.
컴포넌트 집어넣고 Constraints설정하고 하면서 마우스를 반복적이고 정교하게 사용합니다.
이제 안쓰는 추세로 접어들었지만 혹 아직 사용하시는 분이 있다면 얼른 코드로 전환하거나 SwiftUI로 넘어오세요.

매직 키보드는 특별한 사용법이 필요합니다.

꼭 매직 키보드가 아니여도 바닥이 낮은 얇은 키보드,
즉 손가락이 자판을 눌렀을때 바로 바닥에 닿는 키보드들은 일반적인 방식으로 두드리면 안됩니다.
바닥면을 치면서 오는 반발력이 모두 손가락에 가기 때문이에요.
책상 바닥을 두드려보세요. 손가락에 느껴지는 충격이 얇은 키보드를 칠 때와 같을꺼에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습관처럼 몸에 베어 수년간 지속되면 통증이 생깁니다.(네, 저에요)
저 역시 앱등이로서 애플 제품이 제일 잘 어울리고 편안하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사용했다가
2년정도만에 손가락 염좌를 얻었습니다. 검지가 제일 빨리 오더라구요.
하지만,
이 키보드를 오랫동안 잘 쓰시는 분들도 물론 계십니다.
일명 ‘구름타법’이라고 부르는 손가락을 둥글게 말고 마치 손톱으로 누르는 듯한 가벼운 타건을 하시는 분들은
오히려 이런 얇은 키보드를 선호하기도 합니다. 더 빠르게 칠 수 있다면서요. 부럽…
혹시 이런 키보드를 사용하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본인이 지금 어떻게 타건하고 있는지 잘 생각해보고
살살치는 습관을 들여보면 좋을 것 같아요. 지금 안아프다고 앞으로도 안아플꺼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Caps Lock(캡스락)키 얼마나 쓰시나요?

요즘은 한/영 전환에 즐겨 사용하고 계실 캡스락,
왼손 새끼손가락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대문자 전환을 고정하는데만 쓰였습니다.
한/영 키가 된 지금은 어떠신가요?
조금만 빨리 타이핑해도 씹히는 경우가 다반사죠…ㅠ
그래서 많은 분들이 자기 스타일에 맞게 커스텀해서 사용합니다.
윈도우와 함께 사용하시는 분들은 오른쪽 커맨드,
오래전부터 맥을 쓰시는 분들은 커맨드 + 스페이스,
(하지만 커맨드 + 스페이스는 Spotlight 검색으로 떠나갔…)
순정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컨트롤 + 스페이스 그대로 쓰시기도 합니다.
한번 속는 셈치고 키보드설정에서 캡스락과 컨트롤을 바꿔보면 어떨까요?
애초에 맥 환경에서 컨트롤키는 그렇게 자주 사용되는 키는 아니지만
아마 조금만 적응하면 대부분의 환경에서 큰 불편함을 못느끼실 꺼에요.
저는 Karabiner를 이용해 control을 한영변환에 쓰고 control + hjkl을 방향키로 사용하고 있어요.
(Xcode vim mode 와 함께 사용하면 금상첨화!)
당연히 기존 단축키가 더 익숙하신 분들도 많을꺼에요. 하지만 함께 누르는 키의 갯수와 단축키를 누르는 손의 모양을 보면 확연히 알 수 있으실꺼에요.
이 방법은 어디까지나 손가락을 최대한 덜 쓰게 하는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점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ㅎ
처음엔 오타도 잦고 어색하지만 한번 적응해두면 정말 편합니다!

오른손은 꺽지말고 드세요

기계식 키보드를 쓰시는 분들도 많고 또 많은 분들이 손목 받침대도 함께 사용하고 계십니다.
그러다보니 손목을 손목 받침대에 붙여두고 사용하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사실 타이핑을 하는 순간에는 손을 들고 있는게 좋습니다.
가장 많이 쓰는? 백스페이스 키를 예로 들면,
기본적인 타이핑 위치에서 손목을 바닥에 고정시킨 채 백스페이스 키를 누르려면 두번째 사진 처럼 손목을 꺾어야 합니다.
하지만 손을 들고 타이핑을 한다면 세번째 사진처럼 손목 꺽임 없이 그저 손이 이동하죠.
정말 하찮고 작은 습관이지만 손목을 지키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지금 아프지 않다고 방심하면 안됩니다

아프지 않다고 무시하고 넘기기 전에 내가 하루 종일 손목을 얼마나 쓰고 있는가에 대해 한번쯤 뒤돌아보세요.
한번 통증이 오면 이미 늦었을 수도 있습니다.
부디 더 늦기 전에 좋은 습관으로 바꿔나가며 오래오래 코딩할 수 있길 기원합니다.